김소영 아나운서가 MBC를 퇴사했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지난 9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트북 반납, 휴대폰 명의 변경, 회사 도서관에 책 반납, 사원증도 반납. 막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인사도 드리고. 은행도 다녀오고, 퇴직금도 확인.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다”라는 글과 함께 퇴사 소식을 알렸다.
그는 “감정을 추스릴 겨를 없이 발령이 나기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새 여름 감기에 걸려 훌쩍이느라 사람들이 보기엔 종종 우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책상에 쌓인 짐도 너무 많았다. 결심하고 며칠, 그동안 다 들고 갈 수 없을 양이었다. 결국 낑낑대며 다 실어 날랐다. 그간 선배들은 왜 밤에 짐을 빼셨던 건지, 이제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 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해야지. 변해갈 조직을 응원하며. 내일부터의 삶이 아직은 도저히 실감이 안 가지만,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행복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라며 장문의 글을 마무리 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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