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표현 불과 특정후보 비방 아니다”
박성중 의원도 1심 이어 항소심서 무죄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선고유예 판단을 받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벌금 25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유예란 유죄를 인정하지만 범죄가 가벼운 점을 감안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처분이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4월 같은 당 백원우 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을 지칭하며 ‘강남 백화점에서 음식 사먹는 사람’ ‘VIP룸에서 커피 마시고 장 보는 분’이라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는 상대 후보를 지칭한 점이 인정된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발언내용은 상대 후보자가 속한 정당의 지지층이라고 생각하는 부유층을 묘사한 추상적 표현에 불과하고, 상대 후보자 개인의 소비행태를 지칭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영향을 줄 의도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하지만, 의견 개진이나 추상적 평가는 금지하지 않는다.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열린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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