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개편 방향
“檢 기초체력인 형사부 경력 중시
미니 중수부 부패범죄수사단 축소”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국민과 밀접한 고소ㆍ고발 사건들이 몰린 형사부 위상을 강화하면서 검찰이 직접 인지해 수사하는 특별수사를 점차 줄여가기로 했다. 제도로 뒷받침만 확고히 된다면 검찰 조직의 기능과 역할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평가와 함께 특수사건 통제 세부 방안 등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총장은 “검찰의 기초 체력인 형사부 근무 경력을 중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사자간 분쟁에 관해 수사를 통해 법을 선언해주는 검사의 역할이 가장 많은 곳이 형사부”라며 “이는 검찰의 기본구조고, 조금 더 나간 것이 특수부”라 했다. 그러면서 “기본업무를 잘 알지 못하고 주요 간부가 되면 자칫 탁상공론에 빠질 수 있다”며 “형사부 업무방식이 몸에 배지 않고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민생 사건인 고소ㆍ고발 건을 맡아온 형사부 검사들은 승진 인사에서 이른바 ‘특수통’ ‘공안통’ ‘기획통’으로 불리는 검사들에 밀려 박탈감이 컸다. 문 총장을 비롯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형사부 강화 기조에서 일선 검찰청 형사부 근무 경력이 전체 검사 경력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부장검사 승진을 제한키로 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문 총장은 이날 “기본 책무를 해보지 않고 지휘자가 되는 건 문제라서 바꾸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특별수사 사건 총량을 줄여가기로 했지만 큰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4개 특수부서는 그대로 둬 특수부 축소 의지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검찰 권력 줄이기의 한 축인 공안부 축소에도 문 총장은 “대공 분야는 계속 하되, 선거사범 수사 방식 등은 다르게 해보자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미니 중수부’라 불린 검찰총장 직할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축소한다고 명확히 했다. 단장을 검사장에서 차장급으로 내리고, 부장검사가 맡은 팀장직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본연의 범죄첩보 수집 업무와는 동떨어진 각종 동향 등을 수집해 총장에게 보고해왔다고 비판을 받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개편도 이뤄진다. 문 총장은 “‘검찰이 정보기관도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 운용되냐’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형사부 강화 방침이 제도로 완전히 자리 잡는다면 검사가 인지수사를 하는 ‘무관’ 역만 중시해온 검찰 특유의 문화로 벌어진 폐해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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