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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文 정부 첫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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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文 정부 첫 공식 사과

입력
2017.08.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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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

가족 위한 선택이 목숨 앗아가

시간 되돌리고 싶단 절규에 공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대표 15명과 한 시간 동안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5) 군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대표 15명과 한 시간 동안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5) 군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만나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부 차원의 첫 공식 사과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해 기업이 분담키로 한 특별구제계정에 정부예산을 출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4) 군과 임 군의 어머니인 권은진 유가족연대 대표 등 15명을 만나 위로했다. 2003년 생인 임 군은 돌이 지날 무렵까지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사용했다가 만성 폐질환을 얻어 지금껏 산소통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분들 사연을 들으면서 늘 가슴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렇게 뵙게 됐다”고 임 군 등을 반겼다. 이어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들, 건강을 잃고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신 피해자분들, 함께 고통을 겪고 계신 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며 피해자 부모들이 입은 상처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아이, 또 우리 가족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거꾸로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또 목숨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들이 느꼈을 고통, 그리고 자책감, 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정말 가슴 아프게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결과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피해가 발생한 후에도 피해 사례를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피해자들과 제조기업 간의 개인적 법리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자들 구제에 미흡했고 또 피해자들과 아픔을 나누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앞으로는 정부가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환경부가 중심이 돼서 피해자 여러분의 의견을 다시 듣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특별구제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예산을 출연해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완전한 법적 배상을 의미하진 않지만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책임감에서 정부가 일정 부분 출연을 확대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면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가 재수사를 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징벌제 강화, 집단소송제 도입,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도입, 피해자의 피해 입증에 관한 책임 완화 등도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피해자, 피해자 단체와 협의하고 소통해서 다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재발방지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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