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 전 비서관, 영화 ‘택시운전사’ 장면 이의
“영화 볼 생각도 없고 대책 얘기할 일 아니다
전두환 회고록 금서 처분 말이 되나… 5ㆍ18은 폭동”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 속 계엄군의 발포 장면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날조”라고 주장했다. “조준 사격이 아닌 방어 사격”이라고도 했다. 법원의 ‘전두환 회고록’ 배포 금지 결정에도 전 전 대통령 측은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전 전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민정기 전 비서관은 8일 본보 통화에서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이 시위대(시민군)를 향해 도열해서 집단 발포하고 그런 일이 없다”며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에서는 계엄군이 부상으로 비틀거리는 시민과 그들을 도우려는 이들을 향해서도 조준 사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민 전 비서관은 “발포는 있었지만 당시는 계엄군이 도청 앞으로 쫓겨가 있던 상황”이라며 “그 주변에는 시위대가 한 10만 명이 몰려있었고, 계엄군이 공격 당하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민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차량이 돌진해오고 이러니 계엄군이 벌떡 일어나 쏜 거지, 가만히 있는 시위대를 향해서 “쏴!”해서 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어 사격이자, 자위권 차원의 발포”라며 “이는 검찰, 법원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민 전 비서관은 이 장면과 관련한 법적 대응 여부를 두고는 “그 영화는 볼 생각도 없는 데다 내 관심 밖”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무슨 대책을 세울지 말지 얘기할 계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법원이 5·18기념재단 등의 ‘전두환 회고록’ 1권 출판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데에도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민 전 비서관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봉건 중세 시대나 공산 독재 체제에 있는 것도 아닌데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을 금서 처분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인권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겠느냐”고 주장했다. 또 “(5ㆍ18이) 사건 자체는 폭동인 게 맞지 않느냐”며 “법적 정당성도 없는 시민이 무장하고 무기고를 습격하고 간첩들이 수용돼있는 교도소와 군수공장을 습격해서 장갑차나 사병들을 빼앗았는데, 그게 폭동이 아니고 무엇이냐”고도 했다. 그는 “상황 자체는 두말할 것 없이 폭동”이라며 “5ㆍ18단체나 이런 곳에서는 민주화운동이라고 보지만 그렇지 않다고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전 비서관은 이날 통화에서도 “법원의 결정에 이의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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