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옆차기를 하고 있는 이대훈/사진=세계태권도연맹
한국 태권도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역대 최고 성적으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원에 소홀함이 없는 대한태권도협회 측의 뒷바라지와 한층 젊어진 대표팀 코치진이 선수단 분위기를 밝고 활기차게 이끈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한국시간) 태권도 간판 이대훈(25ㆍ한국가스공사)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남자 68㎏급 결승에서 알렉세이 데니셴코(러시아)를 18-1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역대 최고 성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여자 57㎏급 결승에서는 이아름(25ㆍ고양시청)과 김소희(25ㆍ삼성에스원)가 한국 선수(이아름 16-9 승)끼리 맞붙기도 하는 등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 11체급 가운데 10체급에서 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은 ‘금 3개ㆍ은 4개ㆍ동 3개’의 호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대훈이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8강전에서 8-11로 일격을 당했던 세계 랭킹 40위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설욕한 건 대회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이대훈은 패배 후 아부가우시의 손을 들어주고 엄지를 치켜 올려 성숙한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대훈을 누른 아부가우시는 연말 세계태권도연맹(WTF)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번에는 둘이 준결승전에서 만나 이대훈이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19-7로 완승했다.
이밖에 대표팀은 대회 첫날인 5일 남자 80㎏급의 인교돈(25ㆍ한국가스공사)과 여자 67㎏ 이상 급의 김빛나(25ㆍ인천동구청)가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67㎏의 오혜리(29ㆍ춘천시청)와 여자 67㎏ 이상 체급의 이다빈(21ㆍ한국체대)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6일 들어서는 금맥이 터졌다. 2017 무주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자인 남자 58㎏급 김태훈(23ㆍ수원시청)이 첫 금메달을 안겼고 여자 49㎏급 김소희(23ㆍ한국가스공사)가 은메달, 남자 80㎏급 김훈(25ㆍ삼성에스원)은 동메달을 땄다.
협회 관계자는 그랑프리 역대 최고 성적을 이끈 원동력을 크게 3가지로 꼽았다. 관계자는 “일단 참가한 선수들 자체가 기량들이 우수했다”며 “올림픽 메달리스트들도 있고 세계 선수권을 3연패한 이대훈 등이 맡은 역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코치진의 변화와 아낌없는 지원이다. 협회 측은 “올해 3월에 코치 진이 바뀌었다. 젊은 코치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담당자 얘기로는 선수단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그랑프리가 체급별로 세계 랭킹 32위까지 참가한다. 상위 랭커 중에서 빠지는 선수들이 있으면 추가 랭커들이 들어온다. 대략 40위 정도까지 추가됐다. 이렇게 되면서 저희 쪽 참가 인원이 늘어나 협회 예산 자체도 증액을 시켰다. 인원수에 맞게 예산을 늘려 잡으며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종주국 한국 태권도는 차세대 스타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병행하는 작업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관계자는 “이번에 데려갔던 선수들 중에서 고등학생이 한 명 있다. 남자 58kg급에 나간 홍성고 2학년생인 장준이다. 이 선수가 주니어 무대를 제외하고 이렇게 큰 국제 대회는 거의 처음인데 이번 경기에서는 32강에서 탈락하며 성적을 잘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잘하는 고교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다만 국제 경험이나 시니어 무대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까 이런 대회들을 경험시키면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힘찬 출발 속에 월드 그랑프리 시리즈 두 번째 대회는 오는 9월 22일부터 사흘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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