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역사를 새로 쓰고 7일 돌아온 김국영(26ㆍ광주광역시청)의 얼굴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6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준결선 1조에서 10초40으로 8위에 그쳤다. 전날 10초24를 기록해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로 예선 통과의 쾌거를 이뤘지만 정작 준결선에서는 자신의 한국기록(10초07)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레이스를 보여줬다. 준결선 같은 조에서 6,7위를 한 캠브리지 아스카(24ㆍ일본ㆍ10초25)와 셰전예(24ㆍ중국ㆍ10초28)에도 밀렸다.
김국영은 “예선이 끝나고 곧바로 준결승 스타팅리스트를 받았다. 중국, 일본 선수와 한 조에 포함된 것을 보고 ‘꼭 이 두 선수는 이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둘에게도 져서 더 아쉽다”고 했다.
그에게도 말 못할 사연이 있었다. 허리 통증을 안고 준결승전에 나섰다.
“말씀을 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라고 운을 뗀 김국영은 “예선이 끝나고 난 뒤에는 정말 몸 상태가 좋았다.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 보니 허리가 굽혀지지도 않을 정도로 굳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국 큰 대회에서 몸을 관리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해 한 경기만 뛰고 왔다. 이번에는 한 경기를 더 뛰는 제대로 된 경험을 했다. 또 한 번 배웠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다시 뛴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쑤빙톈(28ㆍ중국)은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100m 결선에 올랐다. 베이징에 이은 두 대회 연속 결선행. 사니 브라운 압델 하키무(18), 캠브리지, 다다 슈헤이(21) 등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일본과 중국 선수 5명은 모두 준결선에 진출했다.
김국영은 “쑤빙톈처럼 꾸준히 기록을 내야 아시아 최고 스프린터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젊은 선수를 보며 아시아 육상이 점점 발전하는 걸 느낀다”며 “나도 그들과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에서 발견한 문제점을 다시 짚어보고 내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겠다. 올해 전국체전을 잘 마무리하고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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