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종에 日학자 이름 등 남아
반크, 이름 바꿔부르기 캠페인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한국의 고유종인 꽃들의 학명에 일본인 학자명이나 지명이 들어간 경우를 찾아 한국식으로 바꿔 알리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자생식물에 남은 일본 제국주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학명에 넣는 국제사회의 규칙과 다른 새로운 영문명을 정하고, 엽서를 통해 전 세계에 배포하는 방식이다.
7일 반크에 따르면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 자생식물 4,073종 가운데 학명과 영명 등에 일본 학자명이나 다케시마와 같은 일본식 지명이 들어 있는 것은 315종이다.
예를 들어 개나리의 학명은 ‘포시티아 코리아나 나카이’(Forsythia Koreana Nakai), 금강초롱꽃의 학명은 ‘하나부사야 아시아티카 나카이’(Hanabusaya asiatica Nakai)다. 또 섬기린초의 학명은 ‘세둠 다케시멘세 나카이’(Sedum takesimense Nakai)다.
이는 일제 강점기 한국의 식물 분류 체계를 주도한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이 당시 학명에 없던 한국의 자생 식물에 자신의 이름을 무단으로 넣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한반도의 중북부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금강초롱꽃의 학명에는 경술국치 주역인 초대 일본 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의 이름이 들어갔다. 또 독도 자생식물인 섬기린초 학명에는 일본에서 독도를 칭하는 ‘다케시마’가 학명에 들어간다.
반크는 전 세계에 배포하는 새로운 영문명 작업을 마쳤다. 개나리의 경우 우리말 발음대로인 ‘Gaenari’나 다른 이름인 ‘코리안 골든벨 트리’(Korean goldenbell tree)로 고치는 식이다.
반크가 전 세계에 배포할 엽서는 총 14종으로 구성된 5만 6,000장이다. 14종의 엽서는 각각 개나리와 금강초롱꽃, 섬기린초, 왕벚나무의 새 이름을 알리는 4종의 영문엽서와 무궁화와 진달래 등 한국의 아름다운 꽃을 소개하는 6종의 영문 엽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한국 자생식물에 일본 학자 이름이나 지명이 들어간 과거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일본식 성명 강요(창씨개명)와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운동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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