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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ㆍ리용호, 달랑 3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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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ㆍ리용호, 달랑 3분 대화

입력
2017.08.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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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 환영 만찬 대기실서 만나

康 “적십자 회담 등 호응해주길”

리 “대북 압박 상황… 진정성 결여”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참석 전 대기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이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만남 장면은 ARF 주최측이 7일 관련 영상을 내놓으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마닐라=연합뉴스TV 제공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참석 전 대기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이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만남 장면은 ARF 주최측이 7일 관련 영상을 내놓으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마닐라=연합뉴스TV 제공

남북 외교장관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 주변에서 처음으로 조우했지만 각기 다른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첫 만남은 달랑 3분에 그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따르면 남북 외교장관은 6일 저녁 마닐라에서 열린 ARF 환영 만찬 때 대기실에서 만나 3분간 대화했다. 남북 각료급 고위 당국자가 짧게나마 대면해 대화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처음이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후속 조치 차원의 대북 제안에 북측이 아직 아무 호응이 없음을 지적하고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말을 붙였다. 강 장관은 7일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상황을 전하며 “(군사회담 및 적십자회담 제안은) 시급한 것이고, 다른 정치적 상황을 제쳐놓고 당장 시행할 사안이어서 적극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잠깐 머뭇대더니 “남측이 미국과 공조 하에 대북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북 제안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2371호 채택으로 궁지에 몰린 리 외무상은 힘겨운 외교전을 이어갔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던 리 외무상은 7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을 잇따라 만났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북측 ARF 대표단 대변인인 방광혁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북러 회담 뒤 마닐라 시내 숙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리 외무상이 러시아 외무상과 만나 지역 정세, 쌍무 관계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회담에선 새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양측 의견이 오갔을 게 유력시되는 가운데 러시아도 북한에 결의 이행을 설득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날 리 외무상은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알란 카예타노 외무장관과도 양자 회담을 했다. 방 부국장은 “양국 문제와 함께 아세안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필리핀과의 접촉도 고립 탈피 시도란 분석이다. 리 외무상 필리핀 도착 직전 규탄 성명을 내는 등 아세안도 북에 호의적이진 않다.

마닐라=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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