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전당대회 출마 포기는 정계은퇴 하라는 것” 배수의 진
非安 세력, 安 출당ㆍ집단 탈당 등 행동방안 논의키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호남계 의원들의 막판 설득에도 8ㆍ27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안 전 대표의 강행 결정에 당내 비안(非安) 세력들은 금명간 안 전 대표의 출당 또는 자신들의 집단 탈당 여부에 대해 다시 논의키로 하는 등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안 전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호남을 지역구로 둔 조배숙 의원 등 4명의 출마 반대파와 1시간 동안 회동을 가졌다. 조 의원 등은 이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본인도 죽고 당도 죽는다. 출마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정치인이 출마를 선언한 뒤 사퇴한 사례는 없다”며 “집에 불이 났는데, 불을 끄는 데 제가 동참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로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회동 전 서울 노원구에서 진행된 당원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금 (당권 도전을) 그만두라는 말은 정계은퇴를 하라는 것”이라며 강행 입장을 접지 않았다. 안 전 대표 측은 특히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9%포인트)에서 8월 1주차 국민의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2.0%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한 점을 들어, ‘안철수 효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의원 등은 이날 회동에 대해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금명간 다시 모임을 갖고 집단 탈당 방식 등 추가 대응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당권 경쟁자인 천정배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을 살리자는데 정계은퇴 협박이 웬 말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며, 동교동계 원로들도 8일 회동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출당 추진 방안 등을 의논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27일 진행되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1ㆍ2위만 ARS를 통한 결선투표를 재실시해 내달 1일 오전까지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는 방안이다. 안 전 대표 측은 1차 투표에서 당 대표 승리를 굳히겠다는 입장이지만, 과반 미달로 결선투표에서 안 전 대표 반대세력인 천 의원과 정동영 의원이 뭉치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없이 당원들의 투표로만 진행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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