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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서 ARF 개막… 北-美 안보리결의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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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서 ARF 개막… 北-美 안보리결의 놓고 ‘충돌’

입력
2017.08.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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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틸러슨 “미사일 중단해야 대화”

북 리용호는 핵개발 정당화 되풀이

북에 우호적이던 아세안 냉랭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숙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숙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의 핵개발 고도화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넘쳐났다. ARF 회원국들의 대북 규탄은 매년 반복됐지만, 올해의 경우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 탓인지 북한을 대하는 회원국들 태도가 냉담했다.

ARF 회원국 외교장관들의 비공식 자유토론으로 개막한 공식 회의에서 최고 화두는 역시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였다. 마지막에 연설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대부분 참석자들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며 최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2731호) 준수를 촉구했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상의 신호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건이 맞는다면 북한과 앉아 미래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는 ICBM 도발을 지속하는 현 상황에선 북한과 마주앉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리 외무상이 강하게 반박하면서 ARF는 안보리 결의를 둘러싼 북미간 충돌 현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회의에서 중간쯤 발언한 리 외무상은 최근 ICBM 시험 발사는 미국의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에 대한 자위적 차원이라며 핵개발 정당화 논리를 되풀이했다. 리 외무상은 안보리 결의를 배격한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핵무력 강화를 계속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리 외무상 연설에는 호응이 별로 없었다는 게 회의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회의 결과는 의장성명으로 나온다. 지난해 성명은 북한의 4차 핵실험(1월)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 등과 관련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아세안 측 지지를 확인했다. 아울러 북한에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등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는 평가였다. 올해 성명도 최소한 작년 수준의 우려 표명을 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의장성명은 이르면 8일, 늦으면 9, 10일쯤 채택될 전망이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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