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는 스티키몬스터
K뱅크는 라인프렌즈 디자인
직장인 윤모(29)씨는 지난달 27일 카카오뱅크 출범 당일 체크카드를 신청했다. “카드에 그려진 라이언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는 이유에서다. 윤씨는 “카드 혜택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며 “관상용이기 때문에 계좌엔 아직 입금도 안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처럼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들이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친숙한 이미지를 내 세워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카드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혜택이 대동소이해지자 소비자들도 디자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6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7시 기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신청건수는 103만5,000장에 달했다. 돌풍의 일등공신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다. 캐릭터 때문에 계좌를 만든 사람도 많다. 카카오프렌즈는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뽀로로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캐릭터 전에 가세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18일 ‘라인프렌즈’가 그려진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라인프렌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새 체크카드에는 브라운ㆍ코니ㆍ초코ㆍ샐리 등 4종이 그려진다.
KB국민카드는 이미 출시한 카드에 인기 캐릭터를 덧입혀 디자인을 다양화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부터 디자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과 제휴해 '스티키몬스터' 캐릭터를 ‘KB국민 청춘대로 톡톡카드’에 그려 발매 중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감각적인 카드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20ㆍ30대 고객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를 디자인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 마케팅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4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 협약을 맺고 아이언맨ㆍ캡틴 아메리카ㆍ미녀와 야수 등이 그려진 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이후 신규 체크카드 발급량이 50%가량 늘었다.
그러나 캐릭터 카드는 ‘소장용’에만 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수령한 회사원 김모(35)씨는 “카카오프렌즈 팬에게 카카오뱅크 카드는 일종의 굿즈(Goodsㆍ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 주인공 팬클럽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관련 상품) 소품”이라며 “이미 주거래은행에서 체크카드와 후불 교통카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용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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