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큰 경기에 중압감…‘멘탈’에 무너진 김국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큰 경기에 중압감…‘멘탈’에 무너진 김국영

입력
2017.08.06 15:47
0 0
김국영이 6일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준결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10초40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 최초로 예선 통과하는 역사를 썼다. 사진은 5일 예선 레이스를 마친 뒤 모습. 런던=AP 연합뉴스
김국영이 6일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준결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10초40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 최초로 예선 통과하는 역사를 썼다. 사진은 5일 예선 레이스를 마친 뒤 모습. 런던=AP 연합뉴스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분명 희망도 보여줬다.

김국영(26ㆍ광주광역시청)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준결선 1조에서 10초40을 기록해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준결선 전체 24명 중 23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국영의 출발 반응속도는 0.115초로 가장 빨랐다. 하지만 이내 처지기 시작해 중반 이후에도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가장 늦게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김국영(오른쪽)이 5일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예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김국영(오른쪽)이 5일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예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진한 아쉬움이 남는 레이스였다. 그는 전날 예선에서 10초24를 기록해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준결선에 오르는 쾌거를 썼다. 하지만 준결선에서는 오히려 예선보다 0.16초 늦은 10초40에 그쳤다. 김국영과 같은 조에서 뛰어 2위를 한 저스틴 게이틀린(35ㆍ미국)의 기록은 10초09였다. 불과 40여일 전인 지난 6월 김국영이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신기록인 10초07 보다 0.02초 늦은 기록이다.

키 176cm로 단거리 선수치고 단신인 김국영은 과거 짧은 주폭으로 발을 빨리 움직이던 단발주법에서 주폭은 넓히면서도 손발을 크게 움직여 스피드는 그대로 유지하는 훈련으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준결선에서는 이런 모습이 실종됐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육상 담당 성봉주 박사는 “스타팅이 가장 빨랐는데도 중반 이후 특유의 가속 능력이 제대로 발휘가 안 됐다. 경기마다 기복이 있다는 건 주법의 변화가 아직 자동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준결선 무대라는 심리적 압박감도 그의 발을 무디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국영은 “내년부터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주최하는 다이아몬드 리그 등 세계대회 출전 횟수를 늘려 격차를 좁혀 나가고 싶다. 그래야 자신감도 생기고 큰 경기에서 나만의 루틴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김국영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갸웃할 때 한국 육상 단거리의 새 역사를 써 왔다. 그는 만 열 아홉 살이던 2010년 6월 전국육상선수권 예선에서 10초31, 10초23을 잇달아 기록해, 고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신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후 5년 만인 2015년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10초16에 이어 2년 만인 올해 10초13, 10초07의 기록을 연이어 달성했다. 김국영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 늘 자신의 최고 기록에도 못 미쳐, ‘큰 경기에 약하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 예선을 통과해 자신감을 충전했다. 그는 “준결선에 진출해 감회가 새로웠다. 희망과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며 “내년 아시안게임(자카르타), 2019년 세계육상선수권(카타르), 2020년 올림픽(도쿄)을 보고 더 정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