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 포착
사출시험 진행 SLBM 쏠 가능성
‘안보리 제재 후 도발’ 패턴 주목
북한이 6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채택을 주도한 미국을 향해 “본토 불바다” 위협으로 맞서며 거칠게 반발했다. 장거리미사일이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추가발사,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이다. 핵ㆍ미사일 실험→안보리 제재→대응차원의 추가도발로 이어지는 북한의 전형적인 도발패턴이 반복될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은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핵 방망이와 제재 몽둥이를 휘두르며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두 차례 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성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한미 양국이 동서남해에서 동시에 군사훈련에 나설 때도 미 본토 불바다 표현을 썼다. 다만 당시는 대북 선제타격 우려가 커지면서 수세적인 대응에 그친 반면, 이번에는 향상된 미사일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공세로 전환하려는 모양새다.
실제 북한지역에서 미사일 추가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화성-14형을 발사한 평안북도 구성과 자강도, 북한의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이 요주의 대상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8월 이후 전략무기인 SLBM을 1년째 쏘지 않고 있어 성능 개량 차원에서 조만간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SLBM 수중발사에 앞선 지상 사출시험을 지난달에만 3차례 진행했고, SLBM과 같은 고체연료 미사일인 북극성-2형도 2월과 5월 지상발사에서 각각 500여㎞를 날아가 성공으로 평가 받았다. 화성-14형도 ICBM의 마지막 관문인 재진입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발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 관계자는 “신포를 포함해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발사한 기지 주변에서 움직임이 계속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안보리 대북제재를 명분으로 핵ㆍ미사일 도발카드를 꺼낸 전례도 적지 않다. 2013년 1월 채택한 대북결의 2087호에 맞서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지난해 3월 2270호에 대응해 9월에는 5차 핵실험에 나섰다. 또 올해 6월 안보리가 대북제재 2356호를 통과시키자 7월 들어 보란 듯이 화성-14형 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새 안보리 결의가 북한의 추가 ICBM 발사나 핵실험을 막을지 의문”이라며 “과거 패턴대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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