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을 확률 일반인의 7배
1인당 140만원 치료비 지원 방침
자살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매년 8만명에 이르며 이들 10명 중 7명이 우울감 등 정신적인 고통을, 절반 가량은 육체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6일 발표한 ‘자살유가족 지원체계 확립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매해 평균 1만3,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이에 따른 유가족이 매해 최소 8만명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족 대부분은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 중인 유가족 72명을 조사한 결과, 우울ㆍ의욕저하 상태인 이들이 75%였으며, 불면(69%)과 불안(65%), 분노(64%), 집중력ㆍ기억력 저하(60%) 등을 호소하는 이들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절반을 훌쩍 넘었다. 신체적인 고통도 따랐다. 호흡곤란ㆍ두근거림 증세를 보인 이들이 60%였으며, 두통(57%), 근육통ㆍ요통ㆍ전신피로(53%), 눈피로ㆍ이명(51%), 소화불량ㆍ복통(43%)을 앓는 이들도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조사 대상의 43%는 진지하게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 중 2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자살 유가족이 일반인보다 우울증을 앓을 확률은 7배 높으며 자살 위험은 8배 이상 높다. 유가족들은 가장 지원을 필요로 하는 영역으로 정신건강 변화(58%)를 꼽았으며 가족 관계 변화(44.9%)와 직업ㆍ경제적 변화(34.8%)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살유가족(직계가족 및 배우자)에게 1인당 140만원(최대 300만원)의 심리상담 및 정신과 치료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전국 241개소의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지역 자살예방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