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이 일하다 자택서 숨져
“사망 장소 아닌 원인 중시해야”
이낙연 총리, 거듭 명복 빌어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격무에 시달리다 갑작스럽게 숨진 공무원의 순직이 인정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열린 연금급여심의회에서 경기 포천시 축산과 공무원이었던 고(故) 한대성(49)씨에 대한 순직을 인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한씨는 6월 23일 늦은 시간까지 AI 업무를 하다 귀가, 다음날 새벽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한씨는 포천시 축산방역팀장으로 포천 지역 가축 방역 업무를 총괄해 왔다.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으나 살처분 농가 점검ㆍ방역ㆍ보상 등 과중한 업무 탓에 영양제까지 맞으며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의 유족은 지난달 24일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한씨가 AI 방역 업무를 맡아 하면서 거의 집에도 가지 않고 쪽잠을 자며 밤낮없이 일했기에 업무와 사망 간에 인과관계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순직 결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각에서는 자택에서 숨졌기 때문에 순직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저는 사망의 장소가 아니라 원인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씨의 동료들은 노제에서 “한 팀장님은 항상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고 특히 수의사로서 관내 구제역 및 AI 등 각종 가축재해 방역에 몸을 아끼지 않았던 직원”이라며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두고,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한씨는 부인과 슬하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세 딸을 두고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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