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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따로 만난 한-미, 북-중 외교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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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따로 만난 한-미, 북-중 외교장관

입력
2017.08.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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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아세안안보포럼 계기 양자 회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논의했을 듯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5일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마닐라=연합뉴스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5일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마닐라=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 외교장관이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같은 시간 따로 회동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1시쯤(한국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35분간 회담을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대북 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협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에 앞서 안보리 결의에 대해 “좋은 결과”라고 말했고, 강 장관도 “매우 매우 좋은 결과”라고 거들었다. 틸러슨 장관은 ‘안보리 결의 이후 다음 단계 대북 압박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북한산 석탄 전면 수출 금지 등을 담은 고강도 안보리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직후인 만큼 회담에서는 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양국 외교 수장이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양자 회담 뒤에 취재진과 만나 “오늘 논의는 폭넓고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안보리 결의가 성공적으로 채택되는 과정에서 저와 긴밀한 논의가 있었고 그것을 평가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틸러슨 장관이 굉장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며 “결의에 중요하고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은 결의들이 담겨 있고,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 제안에 북한이 반응하지 않는 데 대해 미국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제안한 취지가 지극히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시작하고 군사적 긴장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남북간 군사당국자 접촉을 재개하는 문제라는 것을 설명했고 틸러슨 장관이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다”고 대답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닐라=연합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닐라=연합뉴스

같은 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ARF 회의장인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약 1시간 동안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새벽 마닐라에 도착한 리 외무상이 ARF 참가국과 양자 회담을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를 포함해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 채택에는 중국도 반대하지 않았다.

북중 양자 회담을 마친 뒤 리 외무상과 함께 숙소로 복귀한 박광혁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한ㆍ일 양국 취재진에게 “방금 리영호 외무상 동지가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만났다. 두 나라 외무상들은 지역 정세와 쌍무 관계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며 북중 회담 사실을 확인했다.

마닐라=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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