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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칼럼] 보수주의가 지켜내야 할 가치

입력
2017.08.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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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세력이 규정한 부정적 측면 부각

자유와 개성, 가족과 안보 등 지키고

민족의 ‘위대한 여정’ 계승하고자 해

보수는 무언가를 ‘보전하고 지켜낸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가 보전하고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보수주의는 반대세력이 규정한 부정적 측면으로만 비쳐왔다. 반대세력은 보수주의를 친일ㆍ친미 등 외부 의존세력, 독재나 부패 연루 세력, 특권층 또는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해 공격했다. 그러나 보수주의의 본질은 다음과 같은 가치와 사명을 보전하고 지키는 데 있다.

첫째, 보수주의는 개개인이 존엄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이며 창의력과 가능성이 있음을 중시한다. 개인이 부당한 제도의 억압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각자의 노력과 책임으로 자신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에 뿌리를 둔다. 둘째, 보수주의는 가족을 중시한다. 모든 가족이 행복하고 편안하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게 개인과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본다. 보수주의는 가족중심주의다. 셋째, 보수주의는 학교를 중시한다. 다음 세대가 각자의 개성과 능력,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스승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통해 인성을 배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인본주의다.

넷째, 보수주의는 공동체의 통합을 중시한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회적 격차와 갈등요인을 증폭해 조장하거나 이런 문제를 당파적 이해에 활용하려는 세력을 배격한다. 이런 면에서 보수주의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인 공존, 공생, 공영을 추구한다. 다섯째, 보수주의는 국가안보를 중시한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만 어떠한 외부세력의 위협이나 공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토를 보전하여야 한다는 안보의 중요함을 절체절명의 사명으로 삼는다.

여섯째, 보수주의는 국익과 국력을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국익을 지키고 국력을 높이는 국가경쟁력이 현재와 미래의 생존과 발전에 가장 큰 관건임을 인식한다. 보수주의는 외부의 도전을 회피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투자, 도전, 전략을 우리 스스로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주도적 개방주의다. 일곱째, 보수주의는 우리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세우고, 찬란한 문화를 창달한 우리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에 자긍심과 자부심을 품는다. 보수주의는 문화적 민족주의이기도 하다.

여덟째, 보수주의는 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신뢰와 품격, 원칙과 질서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자본이며, 우리가 선진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여긴다. 보수주의는 선진화주의이기도 하다. 아홉째, 보수주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시업, 영세기업의 투자와 활동이 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며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일자리, 더 좋은 일자리, 더 맞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본다. 혁신적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어렵게 하는 관료조직의 불필요한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의 사명이라고 여긴다. 열째, 보수주의는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과 경쟁력을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표퓰리즘 정책이나 대증요법적 재정운용보다 예산의 효율적 편성과 집행을 통해 미래의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정책을 지향하는 실용주의이다.

요약하면 보수주의는 이념보다는 실용, 과거보다는 미래, 폐쇄보다는 개방, 분열보다는 통합, 의존보다는 자율, 극단보다는 중도,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대안 마련, 비관보다는 낙관, 부정보다는 긍정, 안주보다는 변화와 도전을 추구한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국민이 수많은 사람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으로 외부세력의 숱한 도전을 이겨낸 ‘위대한 여정’을 따라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게 ‘21세기형 보수주의’의 지향점이다.

정두언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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