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작업을 하던 20대 병사가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5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9시55분께 경기 고양시의 한 육군 부대에서 A(21) 일병이 주차장 지붕 위에 전선보수 작업을 하다 슬레이트로 된 지붕이 무너지면서 4m 아래로 추락했다.
함께 작업을 하던 또 다른 일병은 "지붕을 등진 상태에서 전선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소리가 나서 뒤를 보니 얇은 콘크리트 슬레이트가 무너지면서 A 일병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 일병은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일병의 가족은 "2차례에 걸친 수술에도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라고 군대에 보냈는데 어떤 보호장비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가 미숙하기 그지 없는 활동들을 상관의 압박 속에 한다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픈데 4m 높이에서 얇은 슬레이트 지붕을 밟고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조카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꽃다운 미래 인재들의 소중한 목숨을 한낱 낡은 전선 하나와 바꾸려 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자녀의 목숨을 담보로 모자란 보급품 수거를 시키고 있느냐"고 "조카가 그런 위험한 일을 군에서 하고 있는 걸 알았다면 그 전선 살 돈 가족이 재산을 털어서라도 몇 백배라도 지불하고 조카를 지켰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군은 군 수사기관과 A 일병 가족들과 현장을 둘러보고 작업을 지시한 간부에 대해 안전규칙 준수 여부 등 사고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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