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주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 수영복 패션쇼
‘비만 찬양 vs 다양성 존중’ 논쟁 제기돼
‘과체중 모델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비정상적으로 깡마른 모델에 대한 비판으로 시끄러웠던 패션ㆍ모델계에 이번에는 과체중 모델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수영복 컬렉션인 마이애미 스윔 위크가 논쟁의 불을 지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날 처음으로 수영복 브랜드(SIS)를 출시하면서 패션쇼의 주제를 ‘모든 유형의 여성’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마른 체형부터 표준 체형, 플러스 사이즈(표준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체형 등 다양한 몸매의 모델들이 이날 수영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행사는 박수 갈채 속에 끝났고, 일부 관객들은 ‘이런 모델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에 감격한다며 눈물까지 글썽였지만, 논쟁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모델들의 깡마른 몸매를 이상화하는 것이 일반 여성들의 건강을 헤친다는 비판처럼, 과체중 여성이 모델로 몸매를 과시하는 것도 여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
호주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 소레이야 푸다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쓴 일은 무책임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패션업계가 굶주린 것처럼 보이는 저체중 모델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건강에 해로운 신체 형태, 즉 과체중 모델을 광고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호주 의료 협회도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저체중 모델처럼 논란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협회 측은 “과체중이나 비만인 모델이 무대에 선다면 비만을 부추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나왔다. SI 편집장인 엠제이 데이는 “우리는 아름다움이 ‘하나의 사이즈’가 아니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고 주장했다. 이 행사 전에도
SI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표지 모델로 선정해왔다. 호주 베이커 IDI 심장ㆍ당뇨 연구소의 존 딕슨 교수도 “과체중으로 살아가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뚱뚱한 사람들이 모델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은 공격적”이라고 반박했다.
호주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인 스테파니아 페라리오(24)는 “업계가 극단적인 몸매에 집중하면 안된다”며 “건강하다고 볼 수 없는 정도로 비만한 여성들을 무대에 세우는 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자신 역시 체질량질수(BMI)가 ‘비만’단계에 들어갈 경우 모델 일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그는 “날씬하거나 살이 찌거나 어떤 체형이라도 받아들여져야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더 활기차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선택하는 일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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