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조사결과 공개
내전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콩고)에서 최근 석 달 간 어린이 62명을 포함, 총 251명이 즉결처형 등으로 피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은 올해 3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카사이 지역에서 앙골라로 탈출한 난민들을 대상으로 학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살해된 어린이 62명 가운데 30명은 8세 미만이었다. 이들 중 7명은 정부군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6명은 반군에 의해 각각 살해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유엔은 전했다. 앙골라로 몸을 피한 난민들은 조사에서 일곱살 소년의 손가락이 잘린 사실, 마을 병원에 대한 공격으로 90명이 사망한 사건 등 카사이 지역에서 벌어진 각종 잔혹행위들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유엔은 정부군 지원을 받는 바나 무라 민병대 조직과 정부군 조직에 맞서고 있는 캄위나 느사푸 반군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고 “가족과 이웃이 산 채로 화형되거나 참수당할 때의 비명을 들은 생존자들은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가혹행위들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카사이에선 지난해 8월 정부에 반기를 든 족장 캄위나 느사푸가 살해당한 이후 정부군과 반군 간 대립이 점점 격화, 지금까지 3,300여명이 살해되고 14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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