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8월 31일 홈)-우즈베키스탄(9월 5일 원정)과 운명의 2연전을 앞둔 신태용호 1기 밑그림이 대략 그려졌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2일 서울-강원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24라운드를 관전한 뒤 주말인 5일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프로축구 슈퍼리그 광저우-톈진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양 팀에는 대표팀 중앙수비수 자원인 김영권(27ㆍ광저우)과 황석호(28ㆍ톈진)가 뛰고 있다. 김영권은 큰 부상을 당해 9개월간의 재활 끝에 최근 복귀했고 황석호는 전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 시절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수비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신 감독은 이들의 기량을 직접 눈으로 본 뒤 발탁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대표팀 명단 발표는 14일이다.
그 전까지 신 감독이 볼 수 있는 국내 경기는 9일 FA컵 8강전 뿐이다. 12~13일에도 클래식 25라운드가 열리지만 명단 발표 직전이라 큰 의미는 없다. 따라서 신 감독의 구상은 이미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달 4일 슈틸리케 감독 뒤를 이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그 동안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K리그 클래식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 예비 자원들의 몸 상태를 확인해왔다. 8일 전북-울산을 시작으로 9일 수원-제주, 12일 서울-포항, 15일 포항-수원, 16일 상주-전북, 19일 강원-울산, 22일 제주-포항, 23일 서울-전북 등 보름간 8경기를 관전했다. 수도권은 물론 포항과 상주, 평창, 제주까지 이어진 강행군이었다. 신 감독이 개별 선수 평가는 철저히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어 누가 뽑힐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K리거가 상당히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프로축구연맹과 프로구단들의 협조로 원래 규정보다 1주일 빠른 21일 조기 소집할 수 있다. 조기 소집이 가능한 자원은 유럽파를 제외한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이다. 신 감독은 “확실하게 약속한다. K리그 선수들은 10명 이상 뽑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파 중에서는 주장인 미드필더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의 합류가 최대 관심사다.
기성용은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그는 지난 6월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고 꾸준히 재활에 힘쓰고 있는데 이란-우즈벡과 경기 전까지 회복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기성용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 중인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이 괜찮다고 하면 가능한 소집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가 필요하다고 해도 몸 상태가 안 좋은데 뛰게 할 수는 없다. 온전치 않을 경우 무리해서 출전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기성용이 없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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