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출사표… 김한길도 저울질
8ㆍ27 국민의당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변수는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여부다. 그가 출마를 결심하면 일부 후보들은 아예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안 전 대표와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안철수 변수’가 급부상했다. 금명간 안 대표가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기도 하고 만류하기도 하는데 고견을 듣고 싶다고 해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며 “출마 여부에 따라 전개될 상황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미 출마 결심을 확정 지었다면 나를 만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출마를 안 할 거라면 나를 만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출마에 무게를 뒀다. 그는 “안 전 대표가 금명간 결심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안 전 대표가 제보 조작 사건에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맞물리면서 당내에선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안(철수)계는 그가 출마해 당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지금은 안 전 대표가 일선에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를 지낸 안 전 대표가 곧바로 일선에 복귀해 불필요한 공방에 휘말리기보다는 후일을 도모하는 게 적절하다는 논리다.
안 전 대표가 숙고를 거듭하는 동안 천정배 전 대표가 출마선언을 하며 당권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천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대전 한밭체육관을 이날 다시 찾아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의 당을 살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1일 출마선언을 한 정동영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안 전 대표와 함께 당의 공동 창업자로 불리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히고 시기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안철수계로 알려진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나, 안 전 대표의 거취에 따라 결심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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