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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떠난 아득한 길…한민족 역사 되짚으며 자아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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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떠난 아득한 길…한민족 역사 되짚으며 자아발견

입력
2017.08.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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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142명

칼잠 자며 전투식량으로 끼니

러시아 4200㎞ 횡단 마치고

이르쿠츠크 거쳐 울란바토르행

나만의 책 만들기ㆍ토론 등 활동

민족의 시원 바이칼호수 탐방

러시아 소수민족과 합동공연도

28일 오후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참가학생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출발해 이르쿠츠크로 가는 도중 벨라고르스크역에서 잠시 내려 단체사진을 찍었다.
28일 오후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참가학생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출발해 이르쿠츠크로 가는 도중 벨라고르스크역에서 잠시 내려 단체사진을 찍었다.

“고구려와 발해, 백두산 천지, 압록강 주변의 북한의 일상 등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캠프활동에서 보고 느꼈던 일들을 그림을 넣은 나만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142명의 학생들은 26일 한민족의 역사 속 발자취를 찾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29일 오후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했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를 달리는 이 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건설기간도 30년이 걸렸다. 이번 학생들은 38개의 역을 72시간, 지구의 8분의1인 4,200㎞를 열차로 타고 횡단한 셈이다.

학생들은 3.3㎡(1평) 남짓한 4인승 간이침대에서 자신의 짐과 함께 칼잠을 자며 식사는 전투식량으로 해결해야 하고, 씻을 물이 넉넉하지 않아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내야 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열차생활의 불편함도 이겨내고,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는 등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횡단열차에서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모방시를 쓰기, 독서토론활동, I-brand 책 쓰기, 명상 등 자아를 탐색하고 타인과 교류하는 활동도 가졌다.

학생들이 시베리아횡단열차 2층 침대칸에서 책 만들기 등 3박4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학생들이 시베리아횡단열차 2층 침대칸에서 책 만들기 등 3박4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150~200페이지의 자신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김효찬(순천 효천고 1년)군은 “교육감님의 특강을 듣고 내 생각이 많이 달라졌는데 이런 내용을 자신만의 책을 쓰고 싶다”면서 “리더를 권력자로만 생각했던 잘못된 과오를 반성하며, 이제는 인내심과 순발력을 지닌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유진(보성고 1년)양은 “압록강 건너 북한 사람들과 선전용 건물을 보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며 “탈북자들과 북한 정보 등을 인터넷을 통해 수집해 나만의 수필집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황단열차에 몸을 실은 지 4일만에 이르쿠츠크에서 도착한 학생들은 알렉산더 3세 광장에서 소수민족문화교류를 위해 세시풍속 중 단오절에 하는 단심줄 놀이를 재현했다. 오방색 천을 길게 늘어뜨려 한 가닥씩 잡고 돌아가면서 노래하며 춤추는 퍼포먼스는 러시아 소수민족 민속놀이 참여자와 학생들간의 화합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러시아 부랴티아공화국 등 소수민족 청소년 4팀의 전통문화공연단 행사도 가졌다.

이르쿠츠크 알렉산더 3세 광장에 도착한 학생 142명이 러시아 소수민족들과 아리랑을 부르며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이르쿠츠크 알렉산더 3세 광장에 도착한 학생 142명이 러시아 소수민족들과 아리랑을 부르며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이들은 통일된 조국의 번영을 주도할 인재로서의 각오를 다짐했으며, 태권도와 K-POP, 아리랑을 부르면서 강강술래 등 전통놀이도 선보여 문화 사절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이르쿠츠크 고려인 문화센터 문삼순(65ㆍ여)부회장은 “한국과 러시아 소수민족 모두가 만족하는 자리(공연)가 되어서 너무나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30일 민족의 시원이라 일컬어지는 바이칼 호수와 딸쯔 민속촌을 탐방했다. 이들은 딸쯔 잔디밭에서 두뇌깨우기 놀이와 ‘제4차 산업혁명’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며 러시아 일정을 마무리했다.

노화정(함평여고 1년)양은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을 방문하며 힘이 약해 문화재를 보호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고 앞으로 노력해 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책으로 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31일 학생들은 몽골종단열차(몽골~러시아 구간)를 통해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한다.

러시아 이르쿠츠크=글ㆍ사진 박 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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