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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름 만에 또 ‘물폭탄’

입력
2017.08.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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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최고 153㎜… 도로ㆍ건물 침수

경기남부, 제주서도 피해 속출

31일 오전 충북 음성지역에 최고 14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금왕읍의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상가들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충북 음성지역에 최고 14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금왕읍의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상가들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연합뉴스

지난 달 16일 사상 최악의 수해를 당한 충북에 보름 만에 또 다시 시간당 6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져 비피해가 속출했다.

31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충북 음성군 삼성면 153㎜, 생극면 150㎜, 금왕읍 100㎜의 강수량을 보였다. 지역별로 시간당 60mm가 넘는 비가 내려 금왕읍과 삼성면, 대소면의 일부 도로가 침수됐다. 삼성면에서는 아파트 등 건물 15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청주시는 낮 12시 30분부터 장맛비로 불어나 잠긴 무심천 하상도로 전 구간을 통제했고, 산사태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기상청은 1일 오전까지 최대 1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청주의 30년치 7월 평균 강수량은 282.5㎜로 전국평균치 301.1㎜보다 6.2%, 서울(394㎜)보다는 무려 28.3%나 적은 곳이어서 2차례나 비피해가 발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남하하는 장마전선이 차령산맥에 막혀 비구름대가 발달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9호 태풍 넷사가 풀어놓은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충북으로 이동, 대기 상층의 찬 공기층과 만나 폭우가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 중심의 충북에는 크고 작은 산이 많아 비구름대가 발달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이 달처럼 강수의 여러 조건이 딱 맞아떨어진 이유를 과학적으로 풀어갈 만한 방법은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주도 동남부도 폭우로 침수와 고립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9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한 주택이 침수로 고립됐던 한 할머니를 구조하고 배수작업을 벌였다. 오후 2시쯤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마초등학교가 침수됐고, 오후 2시 29분쯤 표선면 하천리에서 차량이 물에 빠져 차에 있던 2명을 구조했다.

경기남부 지역도 폭우피해가 잇달았다. 오후 4시 현재 안성 194.0㎜, 평택 151.5㎜, 오산 140.5㎜가 내려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안성과 평택에서는 주택 4동과 비닐하우스 19동(7,920㎡)이 물에 잠겼고, 양계장 1곳에도 물이 들어차 닭 9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용인시 신갈동 일명 토끼굴 140m 구간 등 도로 13곳이 한때 통재돼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청주=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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