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의용ㆍ맥매스터 이미 협의”
휴가 직후로 일정 조율 중”
안보 위기 속 휴가 비판 고조에
“대응 체계 갖춰 미룰 이유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휴가를 다녀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새벽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양국 정상 간에 필요하면 바로 대화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 시기는 문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직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정은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일본 정부로부터 외교부를 통해 양국 정상 간 통화를 요청해 온 사실을 공개하고 “조만간 시간을 잡아서 통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선 북한의 도발에 따른 한미, 한미일 간 강도 높은 대북제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포괄적인 공동대응을 하고 있으며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 간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통화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수상은 이날 오전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50분 간 전화통화에서 공동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안보 위기 속 문 대통령의 휴가에 대한 비판론도 적극 대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휴가를 미룰 이유는 없다”면서 “얼마나 대응체계를 잘 갖추고 실제로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지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다”며 “오히려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해서 대통령이 휴가를 안 가는 것도 북한에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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