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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는 “엄중한 우려” 큰소리… ICBM엔 입과 귀 닫아버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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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는 “엄중한 우려” 큰소리… ICBM엔 입과 귀 닫아버린 중국

입력
2017.07.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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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자기 모순” 비판 나와

지난 28일 밤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지난 28일 밤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거듭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국제사회가 공분하고 있지만 중국의 관심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대북 영향력 행사나 국제사회의 대북공조엔 소극적이면서 사드 문제에는 유달리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2차 발사 이튿날인 29일 우리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기로 하자 곧바로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을 향해 자신들의 안보이익을 훼손하는 사드 배치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사드가 대북 방어용이라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설명을 겨냥해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전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며 한반도 유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다만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진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ICBM급 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 결의 위반임을 강조하면서 “조선(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기존 탄도미사일 도발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국제사회가 경악할 만한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응한 우리 정부의 소극적인 방어체계 구축을 사실상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것”이라며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대국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자신들이 설정한 국가 목표와 안보이익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나 접경지역 밀무역 단속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요구에 귀를 닫는 것은 물론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논의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0일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함으로써 대체로 이전 정부의 사드 노선으로 되돌아갔다”고 비난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자국 외교부 입장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북핵이라는 직접적인 위험 외에 사드 등 미국의 전략자산 집결이 중국 안전의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으며 북핵 문제는 통제력을 잃고 지속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과 한미 모두를 겨냥한 양비론을 펴기까지 했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문 대통령의 사드 잔여 발사대 배치 지시에는 발끈하면서도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해선 ‘책임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손놓고 있는 건 누가 봐도 자국 이기주의적인 모습”이라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한 사드 배치의 명분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도 대북제재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중국의 태도는 심각한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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