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 데뷔 2년 만에 전격 트레이드된 김현수(29ㆍ필라델피아)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 분위기 쇄신의 계기는 마련했지만 장밋빛 미래는 여전히 보장돼 있지 않다.
맷 클렌탁 필라델피아 단장은 30일(이하 한국시간) CNS 필라델피아와 인터뷰에서 "김현수를 벤치 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9일 우완 제러머 헬릭슨을 볼티모어로 보내고 좌완 유망주 개럿 클레빈저,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권, 그리고 김현수를 받았다. 필라델피아가 한국인을 영입한 건 박찬호(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클렌탁 단장의 말처럼 김현수는 필라델피아에서도 3명의 젊은 외야수(오두벨 에레라, 에런 알테르, 닉 윌리엄스)가 버티고 있는 주전 자리를 당장 비집고 들어가진 못한다. MLB닷컴과 지역 매체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도 김현수를 이들 3명을 받치는 벤치 멤버로 예상했다. 볼티모어에서처럼 김현수는 제한된 기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2015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볼티모어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는 지난해 플래툰시스템 속에서도 95경기에서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56경기 타율 2할3푼2리(125타수 29안타), 1홈런, 10타점, 11득점에 그쳤다. 선발 출전은 34경기뿐이다.
김현수의 입지는 좁았지만 구단 입장에서 보면 ‘깜짝 트레이드’였다. 30일 현재 48승5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떨어진 볼티모어는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해 이번 시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때문에 벅 쇼월터 감독은 볼티모어의 지역지 '볼티모어 선'과 인터뷰를 통해 “김현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결국 그를 하차시켜야 했다. 원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밝혔지만 진정성 있는 아쉬움이라기보다 단순한 덕담으로 보여진다.
김현수의 이적 데뷔전은 늦춰졌다. 필라델피아는 30일 김현수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했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현역 로스터(25명) 등록은 미뤘다. 김현수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홈경기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타이 켈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추신수(35ㆍ텍사스)는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2할5푼(344타수 86안타)가 됐다. 그러나 텍사스는 0-4로 패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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