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핵 개발 계속할 듯”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자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과거 중국의 사례를 따라 핵무기 보유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려는 장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29일(현지시간) 분석기사를 통해 “북한의 김씨 정권이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음에도 핵무기 개발을 밀어붙인 건 이를 정권 생존의 유일한 방법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을 구실로 큰 전략적 승리는 거두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는 정도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축 전문가이자 ‘핵 비확산 리뷰’지의 편집자 조슈아 폴락에 따르면 이는 옆 나라 중국의 성공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처럼 국제 사회 승인 없이 핵무기를 개발하던 ‘문제아(rogue) 국가’ 중국이 1970년대에 핵무기 폐기 없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화해한 데 주목한 것이다. 폴락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과 도발 방식이 과거 중국의 대미 접근 사례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면서 일례로 북한이 미국의 고위 관계자나 유명인사와 꾸준히 접촉하려는 것을 들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절친’ 관계를 과시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성공한 핵심 원인은 미국이 소비에트 연방을 견제하기 위한 파트너로 중국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중국처럼 국력이 강하지 않기에 자칫하면 미국과의 전면전으로 정권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 입장에서 다른 생존 전략이 없기에 핵ㆍ미사일 개발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NYT만의 시각은 아니다. 대니얼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1일 아스펜안보포럼에 참석해 “김정은은 미친 게 아니라 이성적 판단으로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리비아와 우크라이나 등 핵 포기 국가가 현재 처한 상황을 보고 절대로 핵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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