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30년 투자 경험 나눠
“상식만 숙지하면 손실은 안 봐”
“주가는 이익이, 집값은 공급이 결정한다.”
지난 28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근처의 한 강연장. ‘불타는 금요일’을 마다하고 퇴근하자마자 달려 온 젊은 직장인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년까지 20여명의 개인 투자자 앞에서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이날 주식, 환율, 금리, 부동산 등의 자산 가격은 매우 상식적인 선에서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식만 숙지하고 있어도 재테크에서 큰 손실을 볼 일은 없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우선 주식은 기업의 이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신 사장은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기간엔 주가가 오르고, 줄어들면 주가도 하락한다”며 “이는 전 세계 공통 언어”라고 말했다. 기업이익이 바닥에 와 있으면 분할 매수를, 꼭지에 와 있으면 분할 매도를 하는 게 그의 투자 방법이다. 기업의 실적은 분기별로 공개되는 보고서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신 사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금리보다는 향후 미국의 기업이익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산 가격의 형성 요인들을 단순 명료한 ‘공식’으로 설명, 눈길을 끌었다. 예컨대 금리는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과 연동되고, 환율은 미국의 성장률과 경상수지 적자 규모로 결정된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30년 가까이 증권사 리서치 분야에서 일해 온 ‘애널리스트’ 출신답게 그는 이 모든 설명을 장기 데이터와 그래프로 증명했다. 그는 학창시절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 기본 공식들을 암기했듯, 자산운용을 위해서도 이와 같은 공식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급규모”라고 역설했다. 공급이 많으면 집값이 떨어지고 공급이 줄면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득과 금리도 집값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공급량만큼 큰 영향을 끼칠 순 없다. 그는 “정부는 수요 억제를 통해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고 하지만 이러한 대책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공급을 대폭 늘려야만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 사장은 1981년 12월 삼보증권으로 입사한 뒤 대우증권,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선물 대표 등을 역임하며 36년 간 증권업에 몸을 담고 있다. 영업과 경영도 두루 거쳤지만 경력의 대부분인 25년을 리서치 분야에서 보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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