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이 지난달 초 미국 하와이에서 미군과 비밀리에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8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후 처음 실시된 이번 합동훈련은 노골화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굴기(堀起)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홍콩 아주주간에 따르면 대만 해병대는 지난달 초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훈련 직후 하와이로 이동, 미 해병대와 혼합편대를 이뤄 2주간 합동 전투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해병대는 미 해군 태평양사령부가 제공한 민간여객기를 타고 비밀리에 하와이로 이동한 뒤 미국과의 단교 이래 처음 진행된 양국 합동훈련에 참여했다.
아주주간은 “이번 합동 군사훈련이 역내 군사협력 차원에서 대만군의 역량을 확대할 기회가 됐고 다른 국가들과 실질적 군사동맹을 도모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평가했다. 그간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군사자문과 인적 교류, 군 체계 개편 지원, 피아식별시스템 및 연락체계 구축 등 사실상 군사동맹에 준하는 파트너 대접을 받아왔지만 실제 합동훈련을 통해 이를 체화한 적은 없다. 이번 훈련을 두고 미국과 대만 간 군사동맹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합동훈련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굴기 강화에 맞서 대만에 최첨단 무기 판매 및 군사분야 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민진당 정부 역시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최대 안보 위협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 국제사회에선 올해 들어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간 무력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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