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만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던 공기업 수장들의 사퇴 행렬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코레일은 이날 “홍 사장이 ‘지금 물러나는 게 새 정부 인사 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관료 출신인 홍 사장은 건설교통부 철도국장과 생활교통본부장, 인천시 경제부시장 등을 거쳐 작년 5월 코레일 사장에 임명됐다. 홍 사장의 임기는 2019년 5월까지다. 홍 사장은 지난해 성과연봉제 추진에 반발한 노조의 74일간 장기 파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새 정부 들어 성과연봉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홍 사장의 입지도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사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사퇴 움직임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임기를 5개월 남긴 상황에서 채용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자진 사퇴했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도 지난 21일 임기를 1년 가량 남겨 놓고 중도 하차했다. 지난 7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던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자진 사퇴했고, 강면욱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도 사의를 밝혔다.
후속 사퇴 여부도 주목된다. 국토부 산하 기관장 중 ‘친박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도 사의를 표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사장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10명의 ‘적폐 공공기관장’ 명단을 발표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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