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지지율 하락 이끌어
총리 임명 책임론 이어질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자위대문건 거짓말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각종 구설로 정권을 위태롭게 했던 이나다에 대한 총리의 임명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여 아베 정권의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위장관이 스스로 감독 책임을 지겠다고 사표를 제출해 수리했다”며 “(각료가 사임한 데 대해) 국민께 마음으로부터 사죄드린다. 임명 책임은 모두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료에 대한 비판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이 방위장관까지 겸직한다고 덧붙였다. NHK는 아베 총리가 내달 3일 개각을 단행할 방침이지만, 긴박한 북한 정세 대응을 위해 외교안보 정책을 함께해온 외무장관을 방위장관으로 겸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나다는 지난해 말 현직 방위장관으론 처음으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의 반발을 불렀고, 올 3월엔 국유지 헐값매각 의혹의 모리토모(森友)학원과 관련성을 부인하다 거짓말이 들통나 사과했다. 급기야 자위대의 일일보고(일보) 문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처음엔 몰랐다고 했다가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이날 사퇴회견에서 “보고를 받았다는 인식은 지금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방위성 감찰본부는 이날 이나다의 책임을 시사하는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도쿄신문은 향후 자위대 문건 문제가 국회에서 다뤄질 경우 이나다가 중심인물로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퇴시킨 것이라며 그를 옹호해 온 총리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꼬리 자르기’ 차원에서 사퇴시켰다는 해석이다. 실제 전날 오후 민진당 렌호(蓮舫) 대표가 도쿄도(東京都)의회 선거참패를 이유로 전격 사임하면서 총리관저 분위기도 긴박하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나다는 렌호가 사퇴회견을 하던 오후 아베 총리와 30분간 면담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