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영방송 MBC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7월 한 달간 MBC는 PD 2명에게 징계처분을 내렸다. MBC는 “제작 자율성을 침해당했다”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MBC ‘PD수첩’ 이영백 PD에게 지난 25일 2개월 대기발령 내렸다.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MBC 'PD수첩’ 제작을 담당하는 PD 10명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다룬 기획이 묵살되자, 사측으로부터 비합리적인 이유로 거부된 아이템 대표 사례 17건을 폭로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인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연출한 김민식 PD는 지난 13일 자택 대기를 통보받았다. 김민식 PD는 지난 6월 2일 MBC 사옥에서 김장겸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당시 상황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MBC는 김 PD의 행동이 ‘업무방해’와 ‘직장 질서 문란’에 해당한다며 김 PD를 대기발령 내렸다.
‘제작자율성 침해’, ‘부당징계’…… 2010년과 2012년 파업 이후에도 MBC 구성원과 사측의 갈등은 8년째 진행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파업 등의 이유로 부당징계를 받은 사례는 71건, 부당 교육 및 전보 발령 조치된 이들은 187명이다. 지난 달 29일에는 고용노동부가 ▦법원의 근로자 승소 판결이 있었음에도 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지속적인 징계 ▦2012년 이후 지속된 노사분쟁과 파업 장기화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 등을 들어 MBC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기도 했다.
2010년 “김재철 사장 퇴진” 외치며 39일간 파업
‘MBC 침체기’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2월 26일 김재철 MBC 사장이 부임하면서 당시 노조는 김 사장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사장이 ‘PD수첩’ 제작진을 교체하고, ‘뉴스데스크’ 방송시간을 바꾸면서 노사갈등은 극심해졌다. 2010년 3월, MBC 노조는 김 사장이 공정보도를 훼손한다며 ‘김재철 사장 퇴임 요구’ 파업을 시작했다. 39일 동안 파업이 진행됐으며, 파업 종료 후 4월 김 사장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위원장 등을 해고했다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170일간의 파업
2012년 1월 겨울부터 그해 여름 7월까지 총 170일 동안 MBC 노조는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외치며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MBC 노조는 MBC의 편파 보도와 불공정 방송에 항의하며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 최승호 PD 등 6명이 해고됐고, 38명에게 정직처분이 내려졌다. 파업 종료 후 MBC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인사 조처가 ‘전두환 정부 이후 최대 규모의 언론인 학살’이라고 발표했다.
파업 종료 후에도 경력이나 본인의사에 반하는 무관부서 또는 상암 외곽 소재 부서로 발령 나는 부당전보, 정직, 대기발령 등의 징계는 계속됐다. 인사 관련 소송, 파업 관련 형사소송과 손해배상소송 등 MBC가 내부구성원과 벌인 소송 또한 계속됐고, 이 중 대부분은 사측이 패소했다. 김 사장은 2013년 방송문화진흥회와 사전협의 없이 계열사 임원 인사 내정자를 전격으로 발표해 해임이 결정됐고, 해임 전 사퇴했다.
아직 끝나지 않는 MBC 정상화 운동
MBC 노조의 2012년 파업은 종료됐지만 암흑기는 이어졌다. 2013년 김종국 사장, 2014년 안광한 사장, 지난 2월 김장겸 사장이 부임한 후에도 직원들의 인사조치와 징계는 계속됐다.
지난해 1월에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의해 백종문 MBC 부사장(당시 미래전략본부장)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백종호 녹취록’은 2014년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과 백 부사장이 만나 “최승호와 박성제는 증거가 없지만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해고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최 PD와 박 PD는 2012년 파업 당시 일반 조합원이었음에도 해고를 통보받았다. 지난 2월 ‘부당 해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MBC는 백 본부장을 부사장을 임명해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했다.
지난 1월에는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이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3년도에 입사한 MBC 45기 기자들은 동영상에서 ‘최순실 게이트’ 보도 당시 마이크를 달지 못했던 사연과 함께 “기자들을 혼내고 욕해도 좋으니 MBC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김빛나 인턴기자 (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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