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백억원대 탈세 혐의로 김정규(52) 타이어뱅크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법은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김 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김경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죄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주거가 일정하고, 현재까지 수사기관과 법원의 출석요구에 응해 성실히 조사받아 온 점에 비춰 도주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세무조사 초기 일부 세무자료를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점은 인정되지만, 피의자가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추가적인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지는 않다”며 “탈루한 세금을 납부하고 횡령ㆍ배임 금액을 반환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과 함께 청구된 이 모 부회장의 구속영장도 비슷한 사유로 기각됐다.
김 회장은 ‘명의위장’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이를 통해 현금 매출 누락이나 거래 내용을 축소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를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전날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간가량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으면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법정 앞에서 “열심히 소명하겠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며 “타이어뱅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사업 모델로서 앞으로 이 모델이 유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서울지방국세청은 타이어뱅크가 일부 매장을 점장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이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김 회장과 임직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전국에 있는 타이어뱅크 매장 300여 곳이 위장사업장이므로 자진 폐업 신고할 것을 통보하고, 750억원을 과세했다. 김 회장은 750억원을 모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유통 전문회사인 타이어뱅크는 1991년 국내 최초로 타이어 전문점 시대를 열었고, 전국 3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후원하고 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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