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가 청소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채용했다. 해당 인원이 140명에 불과하지만 대학이 청소 일을 하는 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대학은 영리를 우선시하는 기관이 아닌 데다 공공성 또한 강하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도 구성원의 정규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정규직화는 경희대가 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산하에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업체 소속청소노동자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 대학 측과 청소노동자가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사다리 포럼’에 참여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청소노동자 등 대학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경희대의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논의 과정에서 학교가 직접 고용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그 경우 정년이 60세가 되기 때문에 고령자가 많은 청소노동자의 현실과 맞지 않아 결국 자회사를 세우고 대신 정년을 70세로 정했다고 한다.

비록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이기는 하나 경희대 청소노동자들은 매년 계약을 해야 하는 불안을 떨치고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학교의 정식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 한다. 다만 정규직이 된다는 것만으로 노동조건까지 함께 나아졌다고 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이들의 복지 향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학교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학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열악한 경우가 많다. 학기 중에는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청소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 출근하고 방학 때는 대청소 등 힘든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휴식 공간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대학도 여럿이라고 한다. 청소노동자 대부분이 고령 여성인 점을 충분히 감안해 주는 것 또한 대학의 책임이다.

현재 일부 대학은 임금 인상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광운대, 덕성여대, 이화여대 등에서 청소노동자의 임금이 시간당 830원 인상됐지만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 등에서는 비슷한 조건을 놓고 대학 측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의지만 있다면 못 들어줄 정도로 지나친 요구는 아니다. 나아가 대학들도 경희대처럼 청소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적극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용역업체 수수료만 아껴도 정규직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게 아니라도 대학처럼 공공성이 강한 기관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는 게 사회적 책무에 부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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