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휘문고와 인천의 자존심 동산고가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이번 대회는 내달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팡파르를 울려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74개교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감독자회의를 열고 조 추첨과 대진을 확정했다. 금광옥 감독이 이끄는 동산고가 전년도 우승팀 자격으로 개막전에 나서는 휘문고의 파트너로 정해졌다. 휘문고는 지난해와 2014년, 동산고는 1989년 봉황대기 정상에 오른 팀이다.
1971년 첫 ‘플레이 볼’을 외친 봉황대기 고교야구는 근 반세기의 세월 동안 숱한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공주고)를 비롯해 이승엽(삼성ㆍ경북고), 박재홍(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ㆍ광주일고), 김동주(전 두산ㆍ배명고) 등이 이 무대를 통해 프로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2000년대에도 2008년 김상수(삼성ㆍ경북고)가 봉황대기에서 빼어난 기량을 뽐낸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2013년 프로야구 신인왕 이재학(NCㆍ대구고) 역시 2008년 봉황대기 우수 투수 출신이다.
올 시즌 특급 신인으로 아버지 이종범(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뒤를 잇는 이정후(넥센ㆍ휘문고)도 봉황대기를 거쳤고, 지난해 2학년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안우진(넥센ㆍ휘문고)은 6월 열린 신인드래프트 1차 우선 지명을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내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다.
봉황대기가 야구팬들에게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앙 언론사 주최의 4개 고교야구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지역 예선 없이 전국의 모든 팀이 참가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고시엔’으로 불리며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고, 재일동포 선수들도 단일 팀으로 출전해 모국에 대한 사랑을 몸소 느꼈던 유서 깊은 대회다. 일본 고교야구대회 중 고시엔 우승팀만이 진정한 전국 챔피언 팀으로 불린다.
봉황대기는 2010년 정부의 고교야구 주말리그 도입으로 인한 대회 축소 방침에 따라 제40회 대회를 끝으로 ‘사회인 야구’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 야구팬들의 뜨거운 염원 속에 2013년 부활의 결실을 맺었다. 2015년 잠시 4월로 시기가 앞당겨졌던 봉황대기는 지난해부터 재일동포 선수들까지 방학을 이용해 출전할 수 있었던 전통의 8월로 돌아와 그 역사를 되살렸다.
한국일보사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국민체육진흥공단, 동화그룹, 한국스포츠경제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서울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에서 예선을 치르고, 개막전과 32강부터 결승전까지는 목동구장에서 경기를 벌여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릴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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