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수영장 관리 엉망
평균 한 달에 한 번 꼴 물갈이
서울 시내 수영장들이 평균 한달, 최대 9개월에 한 번 물 교체를 하는 등 수질 관리에 손을 떼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더위를 피해 수영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위생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서 제출 받은 ‘2016년 서울시 수영장 물 사용량 및 수영장 면적’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수영장 122곳(물교체 시기 미확인 20곳 제외)의 물 교체 기간은 민간 운영 수영장(88곳)이 평균 30일, 공공(34곳)의 경우 평균 29일이었다. 많게는 매일 수 백 명이 이용자가 찾는 대부분의 수영장들이 약 한 달에 한 번 꼴로만 물을 교체한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 중구의 한 민간 수영장은 물 교체 기간이 최대 9개월(263일)에 달할 정도로 수질 관리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위생상태에 더 민감해야 할 어린이 전용 수영장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초구의 한 민간 어린이 전용 수영장은 최대 4개월(133일)까지 물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한 번씩 수영장 물을 교체하는 곳은 122곳 중 단 2곳에 불과했다. 주 1회 이내 1회 교체가 38곳(31.1%), 1~2주 사이 1회 교체 28곳(23%), 2~3주는 18곳(14.8%), 3~4주는 10곳(8.2%)으로 조사됐다. 물 교체 기간이 한 달 이상 되는 곳도 28곳(23%)이나 됐다. 어린이 전용 수영장 44곳 가운데 주 1회 이내 물을 교체하는 곳은 7곳(15.9%) 뿐이었다.
수영장 수질위반 적발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간 서울시가 적발한 수영장 수질관리 위반 건수는 2015년 3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지난 2월 강남구의 한 어린이 수영장은 대장균군 검출 기준을 초과해 시정명령을 받은 지 한 달 여 만에 과망간산칼륨 기준 초과로 영업정지 10일 처분을 받기도 했다.
수영장 10곳 중 한 곳은 안전요원도 없었다. 조사 대상인 수영장 142곳 중 안전요원이 없는 곳은 13곳(9.2%)이었다. 현행 규정엔 수영장에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조항이 없다. 이 의원은 “물 교체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업체들이 물 관리에 소홀한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수영장 안전위생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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