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 다수는 양육과 직무 스트레스가 아동학대로 이어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육아정책연구소 김은영 연구위원의 '우리나라 영유아 학대 현황 및 예방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교사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아동학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어른들의 스트레스를 꼽았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부모의 41.7%, 교사의 47.2%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교사양성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 부족'(부모 27.7%·교사 13.5%), '교사의 성격이나 정신건강 문제'(부모 16%·교사 15.6%), '영유아 발달에 대한 교사의 이해 부족'(부모 6%·교사 9.1%) 등이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우선적인 조치로 부모는 '교사 양성과정 강화'(28.7%)와 '유치원·어린이집 인력 확충'(22.7%)을, 교사는 '유치원·어린이집 인력 확충'(27.7%)과 '교사 처우개선'(23.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원인 역시 부모와 교사 모두 '양육 스트레스'를 꼽았다. 부모는 '양육 스트레스'(42.6%), '부부 및 가족갈등'(15.4%),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8.8%) 순이었고, 교사는 '양육 스트레스'(35.5%), '부부 및 가족갈등'(16.2%), '사회·경제적 스트레스'(13.8%) 순으로 응답했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부모는 '양육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정책지원'(41.5%)이 필요하다고 가장 많이 답했지만, 교사는 '아동학대 관련 부모교육 의무화'(48%)를 우선으로 손들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아동학대 사례 1만1,715건 중 만0∼6세 영유아기 비율은 28.5%를 차지했다. 이 중 학대로 인해 사망한 사례 19건 중 피해 아동이 만0∼6세인 사례가 17건(89%)으로 대다수였다. 영유아는 의사소통이 아직 원활하지 않아 학대를 당해도 표현하지 못하고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대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위험이 크고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는 비율도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부모교육 의무화와 부모상담 서비스 제공, 육아지원 서비스 확대, 교사양성 교육과정 개선, 보조ㆍ지원 인력 투입, 교사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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