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 국방부 보고서·인용해 보도…
"北, 내년 믿을만한 ICBM 생산 가능"
미국 국방부가 예측을 앞당겨 이르면 내년에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실전에서 타격할 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북한 ICBM에 대해 이런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 내용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정은이 2018년 어느 시점에서 핵 능력을 갖춘 믿을만한(reliable) ICBM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결론 내렸다”라며 “이는 북한 ICBM이 시제품 단계에서 생산공정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WP는 미 국방부가 북한 ICBM 개발 예상 시점을 대폭 앞당긴 것은 한국 정보당국의 수정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전했다. 북한이 미 본토를 핵 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을 갖추기까지 2년이 걸릴 것이라는 미 정보기관들의 기존 분석과 전망을 절반 이상 앞당긴 셈이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머지않아 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탄두의 손상 없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7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ICBM 발사에서도 재진입 기술 시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4일 ‘화성-14형’ 발사 성공은, 북한이 (미사일 관련)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속도로 진보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북핵 6차 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이 몇 년 동안 획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사일 개발)능력을 지난해 확보했다”라며 북한의 기술적 진보를 평가했다. 스콧 브레이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은 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최근 잇따른 대륙간탄도 사거리의 미사일 발사는 놀랄만한 일이 아니며 미국 본토를 향한 김정은의 위협에 대한 시간표와 판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북한 ICBM 개발 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맥 손베리(텍사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하원에서 진행된 북한 미사일 관련 기밀 브리핑 후 성명을 내 “지난 4일 시험발사 성공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을 가속화하는 걱정스러운 진척”이라며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절박감을 갖고 행동하는 데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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