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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승호가 '군주'를 통해 밝힌 정치적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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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승호가 '군주'를 통해 밝힌 정치적 소견

입력
2017.07.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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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이런 아들 하나 있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고 한다. 배우 유승호가 딱 그렇다. 2002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 속 모습이 생생한데 어느덧 상남자가 됐다. 진지한 줄만 알았더니 귀여운 매력도 꽤 많았다. 자신의 연기관과 신념 역시 확고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군주-가면의 주인’(군주)에 출연한 이유는 정치적 소견과 무관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많은 연예인들이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더라. 그 무렵 TV에서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를 봤다. ‘나라가 이 꼴이 될 때까지 국민들은 뭐했나’라는 대사가 나왔다. 상황을 욕하기만 했는데 ‘나는 대체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군주’를 통해 한 국민으로서 내 의견을 표출하고 싶었다. 세자 이선이 백성을 위한 군주가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우리나라에 필요한 대통령을 얘기하고 싶었다.”

유승호는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자신 역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1980년대도 아니고 이런 얘기했다고 끌려가겠나. 솔직히 정치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국정 농단으로) 이렇게까지 됐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 그냥 내 생각을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찌 보면 ‘군주’는 유승호에게 비겁한 선택일 수 있다. 사극은 스스로가 가장 자신 있는 장르다. 하지만 사극 영화인 ‘조선마술사’와 ‘봉이 김선달’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더욱이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찍은 후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였다. 스스로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다른 장르를 도전할 용기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유승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군주’는 첫 방송 후부터 종영까지 시청률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유승호는 세자 이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군주로서 카리스마를 뽐냈을 뿐만 아니라 김소현과 애틋한 로맨스도 펼쳤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자신감이 많이 회복됐다”고 웃었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받고 싶다”면서도 “어휴~ 겸손해야 돼. 만약에 주면 어느 정도는 기분 좋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소현에 대해서는 “촬영하면서 많이 힘들어 하더라. 의지가 돼주고 싶었다. 도와줄 수 있는 게 ‘편하게 연기 해. 내가 다 맞출게’라는 것뿐이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소현과 연기하며 실제로 설렌 적도 있지 않았을까.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1년 뒤에 설레었다고 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역배우 출신인 유승호를 아직도 어린 아이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 1993년생으로 올해 벌써 스물 네 살이다. 연애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 “멜로 연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가슴이 설렐 수 있게 연기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멜로 연기할 때 상대배우를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한다. 사랑이 그렇지 않나? 진심으로 좋아해야 하는데, 작품에서 만난 사람을 실제로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간접적으로 느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소현이를 진짜 사랑했다는 건 아니다(웃음).”

유승호는 바른 생활 이미지가 강하다. 스무 살에 입대, 군 복무를 성실히 마쳤다. 특례 입학 요청이 쇄도했지만 자발적으로 대학에 입학하지 않았다. ‘개념 배우’ 타이틀과 관련해서 “의도하고 만든 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진짜 공부하기 싫어서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자신으로 인해 다른 1명이 연극영화과에 입학하지 못하면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승호는 “실제로 보면 개념 있거나 그렇지 않다. 평범한 내 나이 또래 남자들이랑 똑같다”고 겸손해했다.

유승호는 ‘군주’를 통해 성인배우로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영화 부진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짙게 남을 터. “사실 영화를 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영화가 좀 더 간지가 나잖아요”라며 웃었다. 영화는 드라마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서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드백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고쳐야 할 점을 알고 싶은데 영화는 완성한 다음에 관객의 평을 듣지 않냐. 고치고 싶어도 못 고친다. 드라마는 한 회 나갈 때마다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다. 영화는 그렇지 않아서 겁이 난다. 조금 더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그 때 도전하고 싶다.”

사진=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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