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실장 “휴가 중 나온 분들 나가라” 농담
문 대통령, 휴가 재촉 받자 “8월에 간다 천명”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차담회에서 휴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연차를 다 쓰겠다”고 공언하는 등 적극적인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과 차를 마시면서 “대통령이 휴가를 가셔야지 장관들도 휴가를 가지 않겠습니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통령이 일하고 계시는데 장관들이 휴가를 갈 수 있나요”라며 웃으며 문 대통령의 휴가를 재촉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저는 이미 휴가를 가겠다고 천명을 했다”면서 “대략적으로 일정이 8월 중으로 그렇게”라고 답했다.
‘청와대 재담가’로 알려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휴가 권장에 나섰다. 장 실장은 “이 자리에서 당장 나가야 할 사람이 두 명 있다”면서 김수현 사회수석과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을 지목했다. 회의장에 일순 긴장감이 감돌자, 장 실장은 “두 사람은 지금 휴가 중인데 이 자리에 나와 있다”고 지적했고 회의장엔 폭소가 터졌다. 김 수석과 문 보좌관은 이번 주 휴가였지만 이날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등 현안이 다뤄질 수 있기 때문에 출석했다고 한다.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의 휴가가 다가오면서 참모진도 줄줄이 휴가 일정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사실상 현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만 참석한 이날 국무회의에서 “여러 분들은 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에 온 게 아니고 국무위원으로서 참석한 것”이라며 “자신의 소관 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르는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지 말고 토론하자. 오히려 상식적 시선으로 보는 것이 국민의 질문일 수 있다”고 격의 없는 토론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토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농담도 잘 했다”면서 “그런데 나는 농담을 잘 못하니 누가 그런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장 실장이 “제가 이왕 ‘만담꾼’으로 알려진 몸이니 제가 하겠다”며 휴가 독려에 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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