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을 이끈 대표팀의 주축 구본길(28)과 김정환(34ㆍ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내년 아시안게임 2연패의 포부를 드러냈다.
김정환은 25일 “이번 단체전에서 팀 전체가 하나 되어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던 것 같다.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랭킹 1위 구본길도 “그 동안 우승 문턱에서 은메달만 가져가다가 드디어 금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 동료들과 코치님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독일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대전대), 김준호(국군체육부대)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앞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을 맛본 두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우승을 경험하며 ‘그랜드슬램’의 감격도 함께 누렸다.
김정환과 2008년부터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해 온 구본길은 “10년 동안 같이 해왔던 정환이 형과 같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돼 두 배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구본길 등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을 떠올리며 “이번 경기가 런던 때와 비슷한 점이 많아 그때 생각이 났다”고 돌아봤다. 이어 “코치님과 우리 막내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부담도 컸을 텐데 잘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세계 정상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이들은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를 노린다. 구본길은 개인전 3연패에도 도전한다.
구본길은 “그랜드슬램은 그랜드슬램일 뿐이고 매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게 선수라면 누구나 목표일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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