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산골 밭에 태양광 발전판이 설치된 기계가 허수아비 대신 서 있다. 야생동물 출입금지구역을 알리는 이것은 야생동물퇴치시스템. "멧돼지가 배추밭으로 들어오려다 전깃줄을 건드리면 짜르르하고 전류가 흘러 냅다 도망가지요. 야생동물의 코와 입이 촉촉이 젖어 있어 작은 충격전류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장님은 농작물을 지키고 야생동물의 살상도 방지하는 산속의 효자라고 설명한다. 노란색의 감전주의 푯말은 글을 모르는 동물 보다는 가끔 농작물을 슬쩍 해가는 못된 인간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더 크다. 폭우 속에서도 '야생동물 출입 금지구역'의 첨단 기술이 지키는 것은 야생동물과 인간이 함께 사는 공존의 지혜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