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과감한 투자가 신의 한 수
시장 점유율 2위 D램이 실적 주도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했다. SK그룹이 2012년 인수 이후 밀어붙인 과감한 투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올라타는 ‘신의 한 수’가 됐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역대 최대인 매출 6조6,923억원에 영업이익 3조507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3조9,409억원)보다 70% 늘었고 영업이익은 4,529억원에서 무려 574% 급증했다. 분기 영업이익 3조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국내 어떤 기업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서 꿈꾸기 힘든 4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 11%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아졌다.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을 토대로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5조5,183억원을 쓸어 담았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인 D램이 주도했다. D램은 수요 폭증 속에 출하량과 평균 판매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 11%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6% 줄었지만 평균 가격이 8% 올라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 반도체 가격 강세가 전망돼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우시(無錫)에 건설 중인 D램 공장과 충북 청주의 낸드플래시 공장 완공시점을 당초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까지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01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10년간 ‘주인 없는 회사’였던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합류한 뒤 다른 기업으로 거듭났다. 주변 만류에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태원 SK 회장은 인수 첫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3조8,50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시설투자를 늘렸고, 2015년 8월 경기 이천캠퍼스 M14 준공식에서는 총 46조원을 투자하는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 인수 이후 과감한 투자와 책임경영이 현재 호실적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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