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석유시추 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베트남군 기지를 공격하겠다는 중국 측 협박에 시추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석유시추 권한을 받은 탈리스먼베트남의 모기업인 스페인 렙솔 관계자를 인용, “베트남 당국이 시추 작업을 돌연 불허, 시추 해역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추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ㆍ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있는 베트남 군사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이야기를 지난주 렙솔 경영진이 베트남 정부 측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다.
베트남이 남중국해의 일부 구역인 자국 남동부 해안에서 지난 달부터 스페인계 석유기업 탈리스먼베트남에 시추 작업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지난 4일 알려진 바 있다. 탈리스먼베트남은 '딥시 메트로 I' 시추선으로 베트남 해안에서 남동쪽으로 400㎞ 떨어진 해역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시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6월 20일 중국과 베트남의 국경방위 우호교류 프로그램이 급작스럽게 취소된 것을 두고 베트남의 시추 작업에 중국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렙솔 측이 이미 시추 개발에 3억달러를 투입한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의 철수가 너무 신속히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실제 해당 기사를 소개한 베트남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많은 이용자들은 베트남 정부의 이런 결정에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시추 지역은 베트남은 '블록 136-03', 중국은 '완안 베이 21'로 각각 부르며 두 국가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 곳에 대한 시추권을 탈리스먼베트남에 팔았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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