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
야권, 48시간 총파업ㆍ대규모행진 저항
야권과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국영 VTV 주례 연설을 통해 “제국주의적인 우파 진영은 베네수엘라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오직 민중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은 예정대로 제헌의회 선거에 참여하고 그들은 나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제헌의회 선거를 철회하지 않으면 신속히 경제제재를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를 거듭 일축한 것이다. 앞서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헌 강행 중단 경고를 거부하고 양국 간 관계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535명으로 구성된 제헌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는 30일 치러진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야권의 선거 저지 움직임에 대비해 특별 선거센터를 개설하고 투표 당일 무료 교통편을 제공, 투표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이 최근 자체 임명한 대법관들을 향해서도 “그들(대법관)은 감옥에 가고 재산과 계좌도 동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이 임명한 13명의 대법관 중 한 명인 앙헬 세라파 변호사는 전날 정보당국에 체포됐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제헌의회가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제헌의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26,27일 다시 48시간 총파업을 실시해 압박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24일과 28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행진을 열어 마두로 정권의 제헌의회 선거 철회를 요구할 방침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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