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21ㆍ토니모리)이 악천후 속에서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정은은 23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파72ㆍ6,566야드)에서 열린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총 상금 5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친 이정은은 박소연(25ㆍ문영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정은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 이후 3개월 만에 생애 2승째를 거뒀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탄 데 이어 두 번째 우승컵까지 거머쥐며 기분 좋게 상반기를 마감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이정은은 KLPGA투어 시즌 3번째 멀티우승자가 됐다.
이로써 이정은은 대상포인트 1위 자리를 지켰고 상금 순위 2위로 올라서며 1위 김지현(26ㆍ한화)을 바짝 추격하게 됐다.
이정은은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박소연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챔피언조로 함께 출발한 둘은 이날 나란히 4언더파를 기록했다. 이정은이 9ㆍ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따라온 박소연과 끝까지 접전을 이어갔다.
이정은은 박소연과 16번 홀까지 동타를 이루다가 17번 홀(파3)에서 결정적인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예고했다. 둘은 18번 홀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하며 혈투는 이정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이정은은 “이전에는 우승을 놓쳐도 다음 기회가 있다는 마음가짐이었지만, 다음 주에는 시합도 없고 상반기 마지막 대회라서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지난 시즌에만 두 차례 눈 앞에서 우승을 놓치는 등 투어 통산 4차례 준우승에 그친 박소연은 스폰서가 주최한 ‘홈 경기’에서도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코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루키 박민지(19ㆍNH투자증권)는 11언더파 단독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악천후로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KLPGA는 당초 9시 출발 예정이었던 첫 조 티오프를 30분 미뤘다. 기상 악화로 인해 그린에 물이 차고 안개가 끼어 시야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스 정비 후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못 가 9시 52분 거세게 비가 내려 다시 중단됐다. 11시 30분 재개됐지만 이번에는 안개 때문에 일부 홀에서 시야 확보가 안 돼 세 번째 중단된 끝에 일몰 직전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파주=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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