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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2030년 미 넘어 세계 제패”… 중국, AI 굴기 시동

입력
2017.07.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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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설치된 무단횡단 단속 안면인식기. 대중망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설치된 무단횡단 단속 안면인식기. 대중망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스마일 투 페이’를 시행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살 때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가 사전에 등록해둔 얼굴 사진과 비교한 뒤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가 도입한 안면인식 기술 ‘페이스++’를 개발한 벤처기업 메그비(Megvii)는 지난해 2억달러(약 1,12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회 국제음성분리ㆍ식별대회에서 중국 기업 커다쉰페이(科大迅飛)가 3관왕을 차지했다. 이 업체의 음성인식 오차율은 경쟁업체들의 3분의 1 수준인 2.24%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등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는 중국인은 무려 4억3,000만명에 달한다. 커다쉰페이의 영어통역 서비스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이미 정보통신(IT) 기술에 바탕을 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년간 발표된 AI 관련 논문 수는 미국ㆍ영국ㆍ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이고, 특히 인용 빈도가 높은 상위 10% 수준의 논문에선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초 보고서에서 중국의 AI 시장 규모가 2018년이면 1,000억위안(약 16조5,000억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훨씬 더 큰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20일 국무원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AI 중심 국가로 발돋움하고 핵심 및 연관산업 규모를 각각 1조위안(약 165조원), 10조위안(약 1,65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천명했다. 2020년까지는 AI 전체 기술ㆍ응용 수준을 선진국과 동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25년까지 일부 AI 기술ㆍ응용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한 뒤 2030년이면 미국을 넘어 세계 AI 혁신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건 정부ㆍ대학ㆍ기업 간 연관 구조를 꼼꼼하게 제시한 부분이다. AI 분야에서 이미 천문학적인 투자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선도 기업이 중소 기업을 발굴하거나 연구인력을 육성할 경우 정부가 필요 재원의 50%까지 지원키로 했다. 대신 정부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AI 관련 중대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준비할 경우 해당 기업과 연구인력은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이른바 산학연 합동 연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한 셈이다.

AI를 국가안보와 사회질서 유지 분야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눈에 띈다. 단기적으로는 범죄 예방과 테러 방지, 중장기적으로는 군 장비 개발과 운용 실무분야에까지 AI 기술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최근 산둥(山東)ㆍ장쑤(江蘇)ㆍ광둥(廣東)성 등지의 대도시 교차로에 안면 인식기를 설치해 보행신호 위반자의 신원을 곧바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춘 건 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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