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와 이슬람교 양측의 성지인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놓고 또다시 동서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10대 청년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3명이 숨졌다.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 경찰 2명이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숨진 지 일주일만이다.
2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 최소 3명이 숨졌다. 구시가지 근방 동예루살렘의 라스알아무드 구역에서 모하마드 샤라프(17)가, 아투르 구역에서 모하메드 아부 라만이 숨졌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 점령구역인 아부 디스에서도 무하마드 마무드 칼라프(17)가 가슴에 총을 맞고 인근 라말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이날 충돌은 팔레스타인인과 무슬림측이 구시가지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예고한 후 이스라엘 경찰은 50세 이하 남성의 구시가지 입장을 원천 봉쇄하면서 발생했다. 동예루살렘과 구시가지의 경계인 사자문ㆍ헤로드의 문 등지에서 시위대 수천여명이 항의 집회를 열자 경찰은 고무총탄과 섬광수류탄,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청년 사망 사건이 일어난 라스알라무드를 비롯해 동예루살렘 곳곳에서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무슬림 200여명이 최루탄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40여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구시가지 충돌은 지난 14일 무슬림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총격으로 인해 이스라엘 경찰 2명이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양측의 성지인 성전산 혹은 하람알샤리프를 사건 직후 폐쇄했다가 이틀 뒤인 16일부터 개방하는 대신 입장하는 무슬림 순례객이 총기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설치했다. 그러자 하람알샤리프의 이슬람교 성지를 운영하는 요르단 와크프재단은 이 조치가 권한 남용이라고 항의하며 금속탐지기 통과를 거부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이스라엘의 통제 조치에 대한 항의 시위가 열리는 등 이슬람 세계 전역이 반발 의사를 보이고 있다.
유대교 입장에서 성전산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늘에 바친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이 곳 서쪽에는 솔로몬 왕이 세운 예루살렘 성전의 흔적이라는 통곡의 벽이 남아있다. 이슬람교에서 하람알샤리프는 예언자 무하마드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을 마치고 승천한 장소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바위의 돔 사원과 알아크사 모스크가 건설돼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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